
천둥 동시성
이 작품의 특수 타악기인 썬더 시트(thunder sheet)를 닮은 9개의 금속 판들은 각기 세 개씩 그룹을 지어 하나의 아파라투스 이룬다. 전시 공간에 입장했을 때 기준 왼쪽이 아시아, 가운데가 유럽/아프리카, 그리고 오른쪽이 아메리카를 담당한다.
전지구적 기후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이용해, 현재 지구 어딘가에서 번개가 발생하면 전시장의 대응되는 3개의 조명 중 하나가 점멸한다.
또한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해당 장소를 담당하는 금속 판 3개 중 한개가 울리며 작은 천둥소리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천둥 소리 및 번개현상의 극적인 분위기를 좋아해 왔다. 그러나 그 청-시각적 경험을 엔터테인먼트로서 즐길 뿐, 원시인들과 같이 그것을 숭배하거나 초자연현상으로서 두려워 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인류의 인지력 확장에 따라 천둥은 더이상 초자연현상이 아니게 되었으며, 그 객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추후 테크놀로지의 추가적인 발전에 따라 더 막대한 인지력의 확장이 일어난다면, 마침내 -객제지향존재론적 맥락에서의- 전지구의 천둥이라는 독립체를 전체로서 이해하고 더욱 활발히 미적으로 탐구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이 작품은 그 새롭게 등장할 미적 기준의 편린을 미리 살펴보는 명상의 장이자,
전지구의 천둥을 감각하며 서 있는, 인류 너머의 인류가 되어보는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기간:
2023.11.10-12.13
장소:
문화역 284 (서울역)
서울융합페스티벌 2023
후원:
서울문화재단 외
작가:
류필립


전시 기간이었던 12월 11일 한국 시간 오후 2시부터 6시까지의 유럽 및 북아프리카 지역 천둥 데이터 시각화.
지도 위의 주황-어두운 적색의 점들이 해당 시간에 천둥이 발생한 곳을 의미한다. 주황색은 오후 2시에 가까운 이른 시간에, 어두운 적색은 오후 6시에 가까운 늦은 시간에 발생한 천둥을 의미.
해당 천둥들이 발생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전시장의 3개의 아파라투스 중 유럽 및 북아프리카를 담당하는 가운데의 것이 진동하고, 작은 천둥소리와 같은 울림을 물리적으로 만들어 내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초월-증식-분포에 대한 탐구의 일환으로서 제작되었다.
기술을 통한 인간의 인지력 확장은 어떤 새로운 미학적인 담론들을 창출하는가?
우리는 인간의 뉴런 구조가 뒤집어지는, 매우 특별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현재의 뉴런 구조에 맞추어진 예술도 전에 없던 새로운 변혁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I can think infinity. But I can’t count up to one hundred thousand.”
“나는 무한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10만까지 셀 수 없다”
-Morton, Timothy (2013). Hyperobjects
위의 말과 같이, 우리는 무한은 상상할 수 있지만, ‘막대한 유한’의 규모를 가지는 현상은 상상하기 힘들며, 그 부분으로서만 감각하거나 파악할 수 밖에 없다.
무수한 센서들과 데이터, 수학 공식들로 무장한 기계가 대신 그 전체 현상들을 분석, 정규화, 요약 그리고 전달해 주는 지금, 우리는 전체로서의 극소 또는 극대의 초객체를 흐릿하게나마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범인이지만 과거 기준 초인의 통찰력을 가지게 되어 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또한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종류의 혁신적인 시적 영감이 발생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그 뉴런의 변혁에서 오는 미묘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새로 등장할 것으로 확실시 되는 지각을 작가의 시각으로 탐구한 작품이다.,